한국 정치가 검찰개혁을 말할 때마다 늘 비슷한 장면이 반복된다. 권한 남용을 막아야 한다는 대의는 분명히 맞는데, 정작 그 대의를 제도 설계의 언어로 끝까지 밀어붙이기보다 누가 더 세게 밀어붙이는 사람인지 경쟁하는 쪽으로 흘러간다. 지금 `보완수사권 폐지` 논쟁이 정확히 그렇다. `2026년 6월 26일`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8월 17일 전당대회 전` 처리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같은 날 한병도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공소청·중수청 출범 시점인 `10월`을 거론하며 형사소송법 개정이 `초읽기 과제`라고 말했다.

여기까지는 정치적 선택일 수 있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7월 23일` 정청래 후보는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아무리 늦어도 8월 안에` 처리하겠다고 공언했고, `7월 24일` 민주당 의원총회는 결국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당론으로 추인했다. 이쯤 되면 시민이 물어야 할 질문은 단순하다. 정말 지금 집권여당이 다투는 것이 국민의 권리 보호를 위한 최적의 형사사법 체계인지, 아니면 누가 더 선명하게 개혁 완수의 깃발을 드는가 하는 전당대회용 인증 경쟁인지 말이다.
나는 후자 쪽 위험이 훨씬 커졌다고 본다. 형사사법 체계는 정치 구호가 아니라 국민의 일상과 바로 연결된 장치다. 보완수사권을 남길지 없앨지는 수사 지연, 사건 보완, 무리한 송치, 경찰 통제, 검사의 우회 수사 차단이라는 현실 문제를 함께 따져야 한다. 그런데 지금 여당 내부 언어를 보면 이 복잡한 논점은 자꾸 사라지고 `누가 검찰개혁을 더 순수하게 믿는 사람인가` 같은 상징 경쟁만 남는다. 이런 식이면 개혁은 더 과격해질 수 있어도 더 정교해지지는 않는다.
1. 보완수사권은 검찰 편의의 문제가 아니라 시민 안전장치 설계의 문제다
보완수사권 논쟁이 자꾸 왜곡되는 이유는 이를 너무 쉽게 `검찰 권한을 더 줄 것이냐 말 것이냐`의 단선 문제로 몰아가기 때문이다. 물론 검찰이 직접수사권과 기소권을 함께 쥔 채 비대해졌던 과거를 생각하면, 권한 축소 자체는 시대적 과제일 수 있다. 하지만 보완수사권은 단순히 검찰 체면을 지키는 장식이 아니다. 경찰이 송치한 사건에서 사실관계가 비어 있거나 법리 검토가 부실할 때 어떤 절차로 보완할지, 그 과정에서 시민의 방어권과 피해 회복이 어떻게 보호될지를 묻는 문제다.
이 점은 여론에서도 이미 드러났다. `2026년 5월 13일` 한겨레 유권자 패널 조사에서 `검찰의 보완수사 기능은 남겨둬야 한다`는 응답이 `47.9%`, `폐지해야 한다`는 응답은 `37.7%`였다. 나는 이 숫자가 아주 중요하다고 본다. 시민 다수가 검찰 권한 남용을 영원히 방치하자는 뜻이 아니라, 적어도 마지막 남은 보완 장치를 없앨 때는 정치권이 훨씬 더 촘촘한 설명을 내놓으라는 신호를 보낸 것이다. 그런데 지금 정치권은 그 경고를 숙의의 재료로 쓰지 않고, 오히려 `개혁 의지가 약하다`는 낙인용 도구로 소비하고 있다.
정치가 이렇게 가면 반드시 부작용이 생긴다. 보완수사권을 없애더라도 경찰 단계에서의 오류를 줄일 대안, 공소청의 보완요구 체계, 사건 재배당 기준, 전건송치 여부, 특사경 사건의 처리 방식 같은 후속 설계를 함께 보여줘야 한다. 그런데 그 복잡한 설계는 관심 밖으로 밀리고 있다. 정당 내부에서 더 큰 박수를 받는 사람은 제도 세부를 설명하는 사람이 아니라 `전면 폐지`를 더 큰 목소리로 외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개혁이 아니라 선명성 시장이다.
2. 전당대회 전 처리 강박이 강할수록 입법의 설명 책임은 더 무거워진다
정치에는 타이밍이 있다. 그러나 형사사법 입법의 타이밍은 전당대회 일정에 종속될 일이 아니다. `6월 26일`에 전당대회 전 처리 가닥이 보도되고, `7월 23일`에는 후보가 `아무리 늦어도 8월 안`을 말하고, `7월 24일`에는 의원총회가 당론 추인을 끝냈다. 이 흐름을 시간순으로 놓고 보면 지금 집권여당은 거대한 사법 체계 개편을 차분한 사회적 설득의 문제보다 정치 일정 관리의 문제로 다루고 있다는 인상을 스스로 만들고 있다.
나는 이 대목이 특히 위험하다고 본다. 형사소송법 개정은 국회의 결의 한 번으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현장 수사기관의 업무 방식, 사건 처리 속도, 기소 이전 단계의 권리 보장, 피해자와 피의자 모두의 예측 가능성을 바꾸는 문제다. 그런데 이런 제도가 `전대 전에 처리해야 한다`, `당론을 빨리 세워야 한다`, `누가 개혁의 정통인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 속에서 돌아가면, 설계의 빈틈을 메우는 질문은 자꾸 배신이나 지연 전술처럼 취급된다.
더구나 서울신문 보도에 따르면 `7월 24일` 당론 추인 때도 `전건송치`와 `특사경 관련 쟁점`은 추가 논의 과제로 남았다. 바로 여기서 정치가 멈춰 서야 한다. 아직 중요한 세부가 열려 있다면, 더더욱 `속도`보다 `설명`이 먼저여야 한다. 그런데 한국 정치의 나쁜 습관은 언제나 반대였다. 큰 방향을 정파적 승부의 상징으로 먼저 확정하고, 뒤늦게 실무자들에게 제도 빈칸을 메우라고 떠넘긴다. 그렇게 만들어진 제도는 시행 직후부터 예외와 땜질을 부르고, 결국 시민은 정치권의 서둘러 만든 자신감보다 더 오래 불편을 감당하게 된다.

3. 검찰개혁을 충성 경쟁의 무대로 바꾸는 순간 집권여당은 국민 설득 능력을 잃는다
나는 검찰개혁 자체를 부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진짜 개혁이라면 더 엄격한 기준으로 설계돼야 한다고 본다. 권한을 줄이는 쪽이든 재배치하는 쪽이든, 개혁은 기존 제도보다 시민에게 더 안전하고 더 예측 가능하며 더 책임적인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지금 민주당 전당대회 국면에서 보완수사권 논쟁이 소비되는 방식을 보면, 그런 품질 경쟁보다 `누가 더 강하게 검찰을 때릴 수 있는가`가 더 앞에 나온다.
이건 집권여당에게 특히 치명적이다. 야당은 과장된 구호로 버틸 여지가 있어도, 여당은 결국 시행 책임을 진다. 입법을 통과시킨 뒤 실제 현장에서 사건 지연이 늘거나 경찰 단계의 오류를 시민이 더 크게 떠안게 되면, 그 책임은 구호를 더 크게 외친 후보가 아니라 정부와 여당 전체로 돌아온다. 그래서 여당일수록 `검찰개혁 완수`라는 추상명사보다 `개혁 이후 사건은 어떻게 처리되고 시민은 무엇을 잃지 않는가`를 더 집요하게 설명해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단순하다. 첫째, 보완수사권 폐지 이후 공소청 또는 다른 기관이 어떤 범위에서 보완요구를 할 수 있는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 둘째, 경찰 송치 단계의 부실을 어떤 절차로 걸러낼지 구체적 기준을 내놔야 한다. 셋째, 전건송치와 특사경 같은 남은 쟁점에서 무엇을 열어두고 무엇을 확정했는지 국민이 이해할 수 있는 문장으로 설명해야 한다. 이걸 못 하면서 `개혁 완수`만 반복하면, 그건 개혁 드라이브가 아니라 정치적 자기 최면에 가깝다.
결국 `2026년 8월 3일` 현재 이 이슈가 정치 핫토픽인 이유는 간단하다. 민주당이 전당대회 전 처리 기조를 분명히 한 상태에서, 형사사법 체계의 마지막 큰 조각을 얼마나 정교하게 설명하느냐가 곧 집권여당의 국정 능력 시험지가 됐기 때문이다. 나는 지금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이 검찰의 반발 그 자체가 아니라, 집권세력이 복잡한 제도 개편을 지지층 결속용 상징 정치로 축소해버리는 태도라고 본다. 검찰개혁이 정말 필요하다면 더 냉정해야 한다. 더 빠르게가 아니라 더 정확하게, 더 크게가 아니라 더 설명 가능하게 밀어야 한다.

핵심 정리
`2026년 6월 26일` 민주당은 보완수사권 폐지 법안을 `8월 17일 전당대회 전` 처리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고, `7월 23일` 정청래 후보는 `아무리 늦어도 8월 안` 처리를 공언했다. 이어 `7월 24일` 민주당 의원총회는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당론으로 추인했지만, `전건송치`와 `특사경` 관련 세부 쟁점은 추가 논의 과제로 남겼다. 동시에 `5월 13일` 한겨레 조사에서는 `보완수사 기능을 남겨둬야 한다`는 응답이 `47.9%`, `폐지해야 한다`는 응답이 `37.7%`로 나타났다. 그래서 지금 중요한 질문은 누가 더 강한 구호를 외치느냐가 아니다. 진짜 중요한 질문은 집권여당이 이 거대한 형사사법 개편을 전당대회용 충성 경쟁이 아니라 국민이 이해할 수 있는 제도 설계의 언어로 끝까지 설명할 수 있느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