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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에선 김민석, 부울경에선 정청래…민주당 전대가 이렇게 갈라졌다면 지금 위험한 건 패배가 아니라 정당이 정책을 버리고 충성 경쟁에 중독되는 일이다
정치

충청에선 김민석, 부울경에선 정청래…민주당 전대가 이렇게 갈라졌다면 지금 위험한 건 패배가 아니라 정당이 정책을 버리고 충성 경쟁에 중독되는 일이다

2026. 8. 3. 10:07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를 보는 내내 자꾸 같은 생각이 든다. 지금 이 당이 정말 뽑고 있는 것이 다음 대표인지, 아니면 누가 더 열성적으로 자기 편임을 증명하는 사람인지를 두고 공개 오디션을 하는 것인지 헷갈린다는 생각이다. `2026년 8월 1일` 첫 충청 경선에서는 김민석 후보가 정청래 후보를 `0.45%포인트` 차이로 간신히 앞섰고, `8월 2일` 부·울·경 경선에서는 정청래 후보가 `46.65%`로 1위를 차지했다. 지역별 표심이 엇갈렸다는 사실 자체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엇갈림을 해석하는 당의 태도다. 누구도 왜 당원들이 갈라졌는지 차분히 설명하지 않는다. 대신 각 진영은 자기 쪽 승패를 근거로 상대를 눌러야 할 대상으로만 취급한다.

나는 이 장면이 집권여당으로서 상당히 위험하다고 본다. 전당대회는 원래 경쟁의 무대다. 그러나 집권여당의 경쟁은 적어도 `정책 노선`, `국정 운영 방식`, `대통령과 당의 건강한 거리`, `총선까지의 전략`을 두고 벌어져야 한다. 지금 민주당 전대는 그 순서를 거꾸로 놓고 있다. 누가 더 친명인가, 누가 더 정청래를 지키는가, 누가 더 상대 계파를 불순한 세력으로 몰아세우는가가 앞에 나오고, 정작 민생과 국정의 방향은 뒤로 밀린다. 이런 식이면 전당대회는 지도부 선출 절차가 아니라 권력 주변부의 서열 정리 행사로 축소된다.

1. 충청과 부울경의 엇갈린 결과는 승부가 아니라 경고다

충청에서 김민석 후보가 먼저 웃고, 하루 뒤 부·울·경에서 정청래 후보가 앞선 흐름은 언뜻 보면 흥미로운 접전처럼 보인다. 실제로 정치 기사 제목도 대부분 `1승 1패`, `초박빙`, `반전` 같은 말로 이 장면을 소비한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이 결과가 민주당 내부의 불안정성을 너무 선명하게 드러냈다고 본다. 같은 당, 같은 전당대회, 같은 시기인데 지역별 표심이 이렇게 다른 이유를 설명하는 공통 언어가 없기 때문이다. 후보들이 내놓는 것은 구조적 해석이 아니라 진영 동원용 메시지뿐이다.

문제는 집권여당일수록 이런 혼선을 더 조심해야 한다는 데 있다. 야당의 전당대회라면 내부 결속을 새로 다지는 시간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여당의 전당대회는 곧 국정 운영의 신호다. 당원들이 충청에서는 한 사람을, 부·울·경에서는 다른 사람을 밀었다면 그 차이를 통해 읽어야 할 것은 `누가 더 강한 사람인가`가 아니라 `당이 지금 어떤 불안과 기대를 동시에 안고 있는가`다. 그런데 민주당 안팎의 언어는 너무 빠르게 승부의 언어로만 쏠린다. 이렇게 되면 지역별 결과는 해석의 재료가 아니라 상대 진영을 조롱하는 밈이 된다. 그 순간 전당대회는 토론을 멈추고 감정만 남긴다.

2. 충성 경쟁이 과열될수록 전당대회는 당심이 아니라 공포심을 키운다

이번 전대가 유난히 불편한 이유는 최고위원 선거까지 사실상 `계파 대리전`으로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7월 23일` 예비경선 이후 청년 후보들이 본경선에 들지 못하고, 친정청래계와 범친명계 숫자 계산이 먼저 돌기 시작한 장면은 이미 상징적이었다. 여기에 `7월 27일`에는 최고위원 후보들 사이에서 이른바 `친명팔이` 공방까지 터졌다. 누가 더 대통령과 가깝고, 누가 더 과거의 의리를 증명할 수 있으며, 누가 상대보다 덜 배신할 사람인지 경쟁하는 모습은 솔직히 말해 집권당의 미래를 설계하는 모습이 아니라 궁정 정치의 문법에 더 가깝다.

나는 충성 자체를 정치에서 완전히 제거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느 지도자와 노선을 같이한다는 점은 당연히 중요하다. 하지만 충성이 정책을 대체하는 순간부터 정당은 급속히 가난해진다. 정책이 없는 충성은 결국 `적을 더 세게 공격하는 사람`, `더 과장된 언어로 자기 편을 입증하는 사람`, `상대를 더 의심하는 사람`에게 유리한 구조를 만든다. 지금 민주당 전대가 딱 그 방향으로 미끄러지고 있다. 이 구조에서 살아남는 사람은 유능한 설계자가 아니라 소음에 강한 선동가일 가능성이 높다. 당심이 아니라 공포심이 커진다는 말은 바로 이 뜻이다. 애매하면 의심받고, 중간지대에 서면 배신자로 몰리며, 정책을 말하면 열기가 없다고 취급받는 분위기 말이다.

3. 집권여당 전당대회가 민생 의제를 잃는 순간 정부도 함께 가벼워진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전당대회가 당 안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금 한국 정치는 이미 검찰개혁, 선관위 국정조사, 특별감찰관, 개헌 논란처럼 굵직한 의제가 한꺼번에 얽혀 있다. 이런 시기라면 집권여당 대표 선거는 적어도 `무엇을 먼저 처리할 것인지`, `국민 불안을 어떤 순서로 줄일 것인지`, `대통령실과 어디까지 보조를 맞추고 어디서 제동을 걸 것인지`를 놓고 경쟁해야 한다. 그런데 전대가 충성 경쟁에 빨려 들어가면 새 지도부 역시 출범 직후부터 민생보다 내부 보상과 진영 정리에 에너지를 더 쓰게 된다. 그 대가를 치르는 쪽은 언제나 당원이 아니라 국민이다.

민주당은 지금 지지율이든 의석이든 한국 정치의 중심에 서 있다. 그래서 더 위험하다. 힘이 약한 정당의 소란은 한동안 구경거리로 끝날 수 있지만, 힘이 큰 정당의 소란은 곧바로 국정 불안으로 번진다. 집권여당이 스스로를 향해 던져야 할 질문은 단순하다. `8월 17일` 이후 더 강한 지도부를 갖게 되는가, 아니면 더 시끄러운 지도부를 갖게 되는가. 만약 후자라면 이번 전대는 승자가 누구든 사실상 실패다. 나는 민주당이 지금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이 상대 당의 공격이 아니라, 권력을 잡은 뒤 정당이 가장 쉽게 빠지는 자기 도취라고 본다.

핵심 정리

`2026년 8월 1일` 민주당 첫 충청 경선에서는 김민석 후보가 정청래 후보를 `0.45%포인트` 차이로 앞섰고, `8월 2일` 부·울·경 경선에서는 정청래 후보가 `46.65%`로 1위를 차지했다. 이 흐름은 단순한 접전이 아니라 민주당 내부 표심이 지역별로 분산돼 있음을 보여준다. 동시에 `7월 23일` 최고위원 예비경선 이후 계파 구도가 더 선명해졌고, `7월 27일`에는 `친명팔이` 공방까지 터지면서 정책 경쟁은 더 뒤로 밀렸다. 그래서 이번 전대의 진짜 위험은 누가 대표가 되느냐 하나가 아니다. 더 큰 위험은 집권여당이 민생과 국정 비전보다 충성 경쟁과 내부 서열 정리에 더 익숙한 정당으로 굳어지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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