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형소법 개정을 검찰개혁의 완성처럼 밀어붙이면 위험하다, 지금 먼저 복원해야 할 것은 진영의 승리가 아니라 국민의 안심이다

N==1 2026. 8. 7. 10:05

정치권이 검찰개혁을 말할 때마다 늘 같은 함정이 반복된다. 권한을 얼마나 빼앗았는지, 어느 기관을 얼마나 더 세게 누를 수 있는지가 개혁의 강도로 포장된다는 점이다. 하지만 형사사법 제도는 구호의 강도로 평가할 일이 아니다. 그 제도가 국민을 더 안심시키는지, 억울한 사람을 줄이는지, 사건 처리가 더 예측 가능해지는지로 따져야 한다. 그래서 나는 최근 형사소송법 개정 논란을 보며 불편하다. 지금 정치권은 개혁의 방향을 다투는 척하지만, 실제로는 누가 더 강하게 밀어붙일 수 있는지 경쟁하는 모습에 더 가깝기 때문이다.

이 흐름은 날짜만 놓고 봐도 선명하다. 더불어민주당은 `2026년 7월 24일` 검사 보완수사권 폐지를 당론으로 채택했고, `7월 28일` 법사위 소위 심사, `7월 29일` 안건조정위 회부와 전체회의 처리 수순으로 속도를 올렸다. 연합뉴스가 `2026년 7월 29일` 정리한 문답 기사에 따르면 개정안의 핵심은 검사의 직접 수사와 보완수사를 사실상 전면 막고, 경찰이 보완수사 요구를 받으면 `1개월` 안에 이행하도록 한 뒤 필요하면 `최대 한 달` 더 연장하는 구조다. 여권은 이를 검찰권 정상화라고 설명하지만, 정작 국민이 체감할 질문은 훨씬 단순하다. 사건이 더 빨라지나, 더 정확해지나, 책임지는 주체가 더 분명해지나 하는 것이다.

문제는 이 단순한 질문에 정치권이 아직 자신 있게 답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2026년 6월 8일` 형소법 개정과 관련해 국민 불안 해소가 중요하다며 국회로 넘겨 논의하자는 취지로 말했고, `2026년 8월 6일`에도 좋은 의도의 정책이라도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안 하느니만 못하다는 취지로 다시 선을 그었다. 나는 이 대목이 핵심이라고 본다. 개혁의 명분은 강할 수 있다. 그러나 국민이 불안해하는 제도라면 그 개혁은 끝까지 설계 책임을 져야 한다. 그 책임 없이 속도만 내면 개혁이 아니라 정치적 자기만족이 된다.

1. 검찰개혁의 이름으로 밀어붙인다고 다 개혁이 되는 것은 아니다

검찰권을 줄이고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자는 방향 자체는 한국 정치에서 이미 낯선 의제가 아니다. 문제는 방향의 정당성이 곧바로 설계의 정교함을 보증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없애는 순간 생기는 빈틈을 누가 메울지, 경찰 단계의 부실이나 지연을 어떤 절차로 바로잡을지, 고소인과 피해자가 체감할 불편은 어떻게 줄일지까지 답해야 비로소 제도 개편이 된다. 그런데 최근 논쟁은 이런 설계보다 `누가 개혁 진영인가`, `누가 개혁을 지연시키는가` 식의 정치 언어에 더 깊게 잠겨 있다.

나는 이런 프레임이 특히 위험하다고 본다. 형사소송법은 정당의 결의문이 아니라 국민의 일상에 닿는 절차법이다. 억울하게 고소를 당한 사람, 사기 피해를 당한 사람, 보완수사가 늦어져 재판이 미뤄지는 사람 모두가 이 법의 영향을 받는다. 그런데 정치권이 제도를 설명하는 방식은 지나치게 추상적이다. 검찰을 견제해야 한다는 대의는 반복하지만, 그 다음 단계에서 `그래서 사건 처리 경험은 어떻게 바뀌는가`에 대한 설명은 빈약하다. 법이 국민에게 어려운 이유는 전문 용어 때문만이 아니다. 권력이 결과를 말하지 않고 의도만 강조할 때 더 불안해진다.

더구나 이번 사안은 이미 여권 내부에서도 우려가 없지 않았다. 당 안에서도 일부 존치 필요성이 거론됐고, 법조계에서도 보완수사 요구를 `1개월` 안에 이행하라는 설계가 비현실적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런 경고가 나왔다는 사실 자체를 무시하면 안 된다. 개혁은 반대가 없을 때 강한 것이 아니라, 반대와 우려를 통과한 뒤에도 설득력이 남을 때 강한 것이다.

2. 속도전 입법은 개혁의 결단처럼 보이지만 현장에선 곧바로 혼선의 비용이 된다

정치는 속도를 좋아한다. 빨리 처리하면 결단력으로 보이고, 반대는 기득권 저항처럼 정리하기 쉽기 때문이다. 하지만 형사절차를 다루는 법은 다르다. 처리 속도가 빠를수록 시행 현장의 혼선은 더 비싸게 돌아온다. 경찰은 어떤 사건에서 어떤 범위까지 보완해야 하는지 더 세밀한 기준이 필요하고, 검사는 어느 단계에서 기록 관리와 이행 점검 책임을 지는지 분명해야 하며, 피해자와 고소인은 이의신청과 재수사 절차가 실제로 작동하는지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법 조문 몇 줄을 바꿨다고 시스템이 저절로 안정되진 않는다.

연합뉴스가 `2026년 7월 29일` 공개한 개정안 설명만 봐도 이미 현장 부담은 적지 않다. 사경이 보완수사 요구를 받으면 정당한 이유와 무관하게 이행해야 하고, 종합 수사 결과를 정리해 다시 검사에게 보내야 한다. 겉으로 보면 검찰의 직접 개입을 줄이는 대신 경찰 책임을 높이는 구조다. 하지만 실무에선 사건 병목이 다른 지점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 인력과 경험이 충분하지 않은 조직에 시간표만 먼저 얹으면, 책임 강화가 아니라 지연의 외주화가 벌어질 수 있다.

나는 바로 이 지점에서 집권세력이 더 신중해야 한다고 본다. 여당일수록 법안을 통과시키는 힘은 강하지만, 제도가 삐걱거렸을 때 그 비용도 고스란히 정권이 떠안는다. 야당일 때는 검찰개혁 구호가 정치적 동력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집권 뒤에는 같은 구호가 곧바로 행정 책임이 된다. 사건 하나가 지연되고, 피해자 한 명이 절차를 이해하지 못하고, 수사기관 사이 책임 떠넘기기가 반복되면 국민은 이를 `개혁의 진통`이 아니라 `국가 운영의 무능`으로 받아들인다.

3. 지금 먼저 필요한 것은 더 센 구호가 아니라 국민이 납득할 안전장치다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형소법 개정 문제를 두고 `국민 피해`와 `국민 불안`을 반복해서 언급한 건 단순한 수사적 표현이 아니다. 나는 오히려 그 말이 지금 권력이 스스로도 위험 구간을 알고 있다는 신호라고 본다. 그렇다면 더 필요한 것은 입법 강행의 의지 과시가 아니라, 국민 앞에서 안전장치를 먼저 설명하는 태도다. 보완수사권을 줄이더라도 어떤 범죄 유형에서 공백이 생기지 않는지, 경찰의 미이행이나 부실 대응이 생기면 누가 어떻게 시정하는지, 고소인과 피해자 보호 절차는 어디서 더 두터워지는지부터 명료하게 말해야 한다.

정치가 여기서 다시 진영 언어로 도망치면 안 된다. `검찰개혁 반대냐 찬성이냐`라는 이분법으로 몰아붙이는 순간, 제도 설계의 허점은 덮여도 국민의 불안은 덮이지 않는다. 국민은 검찰을 좋아해서 걱정하는 것이 아니다. 어느 기관이든 내 사건을 대충 다루지 않을까 봐 걱정하는 것이다. 바로 그 현실적 불안을 줄이는 데 성공해야 개혁도 성공이라고 부를 수 있다.

나는 이번 형소법 개정 논란이 집권세력의 정치 감각을 시험한다고 본다. 정말 자신이 있다면 반대 목소리를 조롱할 게 아니라, 왜 이 제도가 더 안전한지 더 집요하게 입증해야 한다. 개혁은 적을 더 세게 때리는 방식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국가가 시민에게 `이제는 당신이 덜 불안해도 된다`고 말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완성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승리의 속도가 아니라 안심의 밀도다.

핵심 정리

`2026년 7월 24일` 민주당은 보완수사권 폐지를 당론으로 채택했고, `7월 28일`과 `7월 29일` 국회 심사 과정에서 형소법 개정 처리 속도를 높였다. 개정안은 검사의 보완수사와 직접 수사를 크게 제한하고 경찰의 이행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이지만, 실무 혼선과 사건 지연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다. 대통령도 `2026년 6월 8일`과 `8월 6일` 각각 국민 불안과 국민 피해를 언급하며 신중론의 기준을 남겼다. 그래서 지금 핵심은 누가 더 강한 개혁 진영인지가 아니다. 형소법 개정을 밀어붙인 뒤 국민이 정말 덜 불안해질 수 있는지, 그 안전장치를 집권세력이 끝까지 증명할 수 있는지가 진짜 시험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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