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성호 사의 논란이 드러낸 검찰개혁의 민낯, 지금 무너지는 건 검찰 권한보다 집권세력의 정책 책임감이다

N==1 2026. 8. 2. 10:08

검찰개혁은 한국 정치에서 늘 거대한 명분으로 포장돼 왔다. 하지만 명분이 크다고 해서 과정의 무책임까지 면죄되는 것은 아니다. `2026년 7월 24일`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더불어민주당이 `보완수사권 폐지`를 당론으로 확정한 직후 이재명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고, 대통령은 이를 만류했다. 그리고 `7월 2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정 장관은 검찰개혁이 `95%` 달성됐다고 말하면서도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같은 날 공식 사의 표명은 아니라고 진화했다. 나는 이 장면이야말로 지금 여권식 검찰개혁의 가장 불편한 진실을 보여준다고 본다. 개혁의 속도는 자랑하지만, 그 개혁을 실제로 집행해야 할 책임 체계는 스스로도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 말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타이밍이다. 정 장관의 거취 논란은 단순한 인사 뉴스가 아니라 `보완수사권 폐지`를 둘러싼 당정청의 균열 신호로 읽혔다. 한겨레는 `7월 27일` 보도에서 정 장관이 건강 문제를 언급하면서도 이미 청와대 주변과 거취를 상의해왔다고 전했다. 뉴시스는 같은 날 국민의힘이 이를 두고 `국민 치안보다 전당대회가 더 중요하냐`고 공세를 폈다고 보도했다. 나는 야당의 과장된 정치공세까지 그대로 받아들일 생각은 없다. 그러나 집권세력이 정말 자신 있는 개혁을 추진하고 있었다면, 최소한 주무 장관의 사의 논란이 법안 강행 직후 터져 나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지금 국민이 보는 것은 `검찰 권한 조정`의 정교한 설계가 아니라, 강한 구호를 외친 뒤 내부 책임자부터 흔들리는 정권의 조급함이다.

1. 검찰개혁은 구호가 아니라 집행 책임으로 증명돼야 한다

검찰개혁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 자체를 부정할 사람은 많지 않다. 수사권과 기소권의 비대칭, 정치검찰 논란, 표적수사 의혹은 오랫동안 누적돼 왔다. 그래서 제도 손질은 가능하다. 하지만 제도 손질은 언제나 `이 다음을 누가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라는 질문과 함께 가야 한다. 보완수사권을 없애겠다면 피해자 보호 공백은 누가 메우는가, 경찰의 부실 수사는 어떤 장치로 보완하는가, 공소청과 중수청 체제 전환기 혼선은 어떻게 막을 것인가가 먼저 설명돼야 한다.

그런데 지금 보이는 장면은 정반대다. 정책은 이미 결론 난 것처럼 발표됐는데, 정작 그 정책을 집행하는 법무부 수장은 공개 석상에서 `새 술은 새 부대`를 말하고 있다. 이건 단순한 표현 문제가 아니다. 제도 개편의 최전선에 서 있는 장관이 스스로 지속 가능성을 의심하게 만드는 순간, 개혁은 명분을 잃는다. 정치가 할 일은 반대 진영을 몰아붙이는 것이 아니라 국민 불안을 줄이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 여권은 불안을 줄이기는커녕 `정말 준비가 된 개혁인가`라는 질문만 더 키웠다.

2. 장관이 흔들리는 개혁은 이미 설계가 흔들린 개혁이다

정 장관 개인의 건강 문제를 가볍게 볼 생각은 없다. 공직자의 건강 악화는 충분히 사퇴 사유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건강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왜 하필 `보완수사권 폐지`를 둘러싼 혼선의 한가운데서 장관 거취가 정치 쟁점으로 폭발했느냐다. 그것은 정책 방향과 집행 책임 사이에 간극이 있다는 뜻이다. 집권세력이 `검찰개혁 95% 달성`을 말하면서 동시에 `새 술은 새 부대`를 말하는 순간, 국민은 자연스럽게 묻게 된다. 그럼 남은 `5%`가 아니라 실제로 가장 위험한 전환 구간은 누가 책임지느냐고.

나는 여기서 여권의 오래된 나쁜 습관이 다시 드러난다고 본다. 지지층이 열광하는 상징 의제는 빠르게 밀어붙이지만, 제도 변경이 낳을 운영 리스크는 대충 `나중에 보완하겠다`는 식으로 밀어두는 습관이다. 검찰개혁처럼 형사사법 체계를 건드리는 문제에서 이런 태도는 치명적이다. 대통령실이 사의가 아니라고 해명한다고 해서 혼선이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그 해명은 지금 권력이 정책의 실질보다 정치적 데미지 관리에 더 급하다는 인상만 남긴다.

3. 지금 필요한 것은 더 센 개혁 구호가 아니라 더 무거운 정책 책임감이다

집권세력이 정말 검찰개혁을 완수하고 싶다면 지금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첫째, `보완수사권 폐지` 이후 피해자 보호와 수사 공백 방지 장치를 구체적으로 다시 설명해야 한다. 둘째, 법무부와 당, 대통령실 사이의 책임 라인을 분명히 세워야 한다. 셋째, 전당대회용 충성 경쟁처럼 보이는 언어를 끊어야 한다. 개혁은 지지층 결집용 이벤트가 아니라 국가 시스템을 다시 짜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2026년 8월 2일` 현재 이 사안을 핫토픽으로 봐야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정성호 장관의 사의 논란은 한 사람의 거취 문제가 아니라, 지금 여권이 정책을 다루는 방식 전체를 비춘다. 강한 말은 넘치는데 책임지는 구조는 흐리고, 개혁의 명분은 요란한데 집행의 설계는 불안하다. 내 판단은 단호하다. 지금 무너지는 건 검찰 권한이 아니다. 그보다 먼저 무너지는 것은 집권세력이 `국민이 감당해야 할 제도 변화에 끝까지 책임지는 정치`를 하고 있다는 최소한의 신뢰다.

핵심 정리

`2026년 7월 24일`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보완수사권 폐지` 당론 확정 직후 이재명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고, 대통령은 이를 만류한 것으로 보도됐다. 이어 `7월 27일` 정 장관은 국회에서 검찰개혁이 `95%` 달성됐다고 말하면서도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고 밝혔고, 대통령실은 공식 사의 표명은 아니라고 진화했다. 이 연쇄 장면이 보여준 것은 단순한 인사 잡음이 아니다. 검찰개혁을 밀어붙이는 집권세력 내부에서도 집행 책임과 정책 설계에 대한 불안이 적지 않다는 신호다. 그래서 이번 논란의 본질은 `장관이 떠나느냐`가 아니다. 진짜 본질은 국가 형사사법 체계를 흔드는 개혁을 추진하면서도 그 후폭풍에 끝까지 책임질 준비가 돼 있느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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